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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식 교수]갯배와 실향민 역사가 있는 속초 청호동 아바이마을의 구가옥 보존에 대하여


속초양양인터넷뉴스 기자 / press@syinews.co.kr입력 : 2018년 12월 07일
갯배가 있는 속초 청호동, 아바이마을은 실향민 집단 촌락으로 시작되었다. 곧 통일(또는 북진)이 되면 고향에 갈 수 있으리라 하고 임시 거주한 모래톱이 이제 70년 가까이 되어 이산의 망부석으로 굳어진 마을 되어버렸다.

나는 속초에 오고서 이 사연을 중심으로 자주 소개했다. 글로 표현하고 방송으로도 잔잔한 애상이 전해지도록 다리를 놓았다. 그러나 그때까지만 해도 대중적으로 알려지지는 않았다.
어느 날, 가을동화 드라마가 유행하고 아바이마을은 일약 유명관광지가 되었다. 이산의 아픔보다 드라마의 연심이 강했고 치열한 삶보다 스치는 호기심이 컷다. 시장 먹자골목처럼 되었고 카페도 우후죽순 들어섰다. 이도저도 아닌 안내물이 어지럽다. 변화는 어쩔 수 없다하더라도 일관성과 특화된 기획이 부재했고 개발이나 보존도 그랬다.
↑↑ 청호동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열정의 산물인 아바이마을 ‘아트플랫폼 갯배’ 전시관 내에서 보는 풍경. 전시비가 무료.
이십여 년 전, 실향민(속초)박물관은 이 현장 있어야 한다는 나의 제안은 귀 밖이었고, 열정의 산물이긴 하나 오늘 들린 청호동 아바이마을 ‘아트플랫폼 갯배’ 복합문화공간도 부조화이긴 마찬가지다. 뜬금없이 2층 엇각으로 얹힌 컨테이너 박스형 공간이 임시 구조물이긴 하나 눈에 거슬린다. 지인들의 활동은 칭찬해도 도시디자인과 환경 시각은 미처 읽지 못했다는 점을 솔직하게 지적할 수 밖에 없다.
형식이 내용을 지배하기도 하고 행위가 의식을 형성시키도 한다. 좀 있게 표현하면 기(氣)가 이(理)에 미치기도 한다. 이제 몇 남지 않은 구옥이라도 시가 매입하거나 주거 교환하여 보존하고 이곳에 추억 사진,가구 등을 전시한 가정(아바이가옥)박물관이나 근대가옥까페 정도(1,2,3...호집)로 활용 보전할 수도 있으리라. 이마저 개축하거나 허물면 그냥 어촌이다. 책에서나 있는 실향민 삶의 흔적이다.
청호동은 형성된 직근 뿌리 끝에는 한국 전쟁 역사라는 과거가 있고 그 속에서 질겼던 민초들의 삶이 덧얹혀 있다라는 것이 있다. 다시 말하면 다 같은 시대의 유사한 가옥이라도 담은 사연이나 기억의 규모가 다르다. 일반적으로 시대적이고 개인적인 삶이 담긴 것은 흔해도 역사까지 고스란이 함축된 개인의 장소는 많지 않다는 것이다.
문화기획자들이 말하는 (일본 공간 담론이었던) 기억의 장소라느니 장소의 기억이라느니의 문제보다 이곳은 장소와 기억 자체가 합체 되어 있어 실존 여부가 더 우선시 된다. 아바이마을이라는 공간 속에 작디 작은 집은 삶의 기억이지만 모두 한국의 역사가 배여 있다는 점에서 더 주목하고 가옥 보존성의 의미와 가치를 둬야 한다. 다 같은 장소라도 기억과 역사가 동시에 담긴 곳이란 드물다.
그래서 비록 문화재 보존의 연륜 기준에 미치지 못하나 국가나 지자체가 별도의 시각으로 돌봐야 할 당위성은 충분하다. 특히 속초시는 이 장소를 가능한 이전의 모습으로 남기어 속초라는 도시가 해방과 전쟁이라는 양대 현대사 축에서 그나마 남길 수 있는 동란의 대표적인 ‘기억’ 도시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여야 한다.

경주, 부여가, 서울이 수도였다는, 군산과 부산, 대구가 근대 문명의 한 축이었다는 실감은 기록된 공간의 역사에 더하여 눈으로 증명되는 장소가 주는 체감이 크기 때문이고 그리하여 발길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속초양양인터넷뉴스 기자 / press@syinews.co.kr입력 : 2018년 12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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